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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은 강대국만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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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소성 단국대 명예교수 쓴소리
"선진강국간 정치적 안배로 결정
세계문학사와는 무관하게 나가
수상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 없어"
소설가 정소성 단국대 명예교수
[서울경제] “노벨문학상은 강대국들만의 잔치다. 그러니 과도하게 집착할 필요도 없다”

소설가 정소성(사진) 단국대 명예교수가 노벨문학상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다. 노벨문학상이 문학성 자체보다 영향력 있는 선진 강대국 간 정치적 안배로 결정되는 상이라는 비판이다.

정 교수는 최근 출간된 격월간 문예지 ‘신문예’ 100호 특집 대담에서 “노벨문학상에 대해 신경과민일 필요는 없다”며 “노벨문학상은 지역과 언어와 국가와 대륙과 인종에 의해 안배되는 문학상”이라고 주장했다. 톨스토이, 마크 트웨인, 카프카, 에밀 졸라, 마르셀 프루스트, 앙드레 말로 등 대문호가 노벨상을 받지 못했고, 사르트르는 수상을 거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이어 “세계문학사는 노벨문학상과 무관하게 쓰이고 있다”며 “노벨문학상이 없어도 세계문학사는 별다른 차이 없이 제대로 쓰였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벨상은 변질이 심해 미국의 대중가수 밥 딜런이 수상했고, 문학자 아닌 철학자 베르그송이나 버트런드 러셀이 수상한 해도 있고, 처칠은 정치인이지만 문학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한국문학이 세계에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소통은 작품 판매 시장을 세계 독자를 상대로 해야 하며, 작품 질을 더욱 인간 탐구에 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한국어에 능통한 외국인 번역자 양성, 우리 작가들의 문학 선진국 상주를 통한 세계적 문인들과의 친교 확대 등을 거론했다./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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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일감 대부분 차지한 민노총, 다른 일감도 우선 배정 요구
한노총, 45m 크레인 3대에서 고공 농성… 1700가구 건립 공사 올스톱


3일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신도시 아파트 공사장에서 한국노총 조합원 3명이 45m 타워 크레인에 올라가 점거한 현장에 경찰도 출동했다. 이들이 타워크레인에 내건 현수막에 ‘건설사는 채용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는 문구가 보인다. /김동환 기자

3일 오전 4시 37분 경남 양산시 동면 사송신도시 '데시앙 더샵'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건설 근로자 3명이 45m 높이 타워크레인 세 대에 각각 1명씩 올라갔다. 동료 100여명이 타워크레인 아래 주변에 모여 일사불란하게 "다 같이 살자" "독점계약 근절" 등의 구호를 외쳤다. 꼭두새벽에 아파트 공사장을 점거한 이들은 한국노총 전국연합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 소속이다. 이곳에서는 오는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지난 7월부터 아파트 1712가구 건립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새벽 타워크레인 점거 농성으로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날 점거 농성의 근본 원인은 국내 양대 노총인 민노총과 한노총 간 노노(勞勞) 갈등이다. 갈등의 본질은 골조공사 일감 분배 문제다. 이곳 아파트 건설 현장은 세 개 블록별로 나뉘어 하도급업체 3곳에서 500여명을 양대 노조 소속 조합원들로 채용했다. 이 중 80%가량이 민노총 소속이다. 그런데 수적으로 우세인 민노총이 골조공사와 관련된 각종 일감에서도 민노총 측 인원의 우선적 배정을 요구하면서 한노총 측 조합원들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한노총 측 조합원들은 "전체 공정 중 겨우 5~10%를 한노총이 담당하는데, 이마저도 민노총이 차지하려고 시공사를 압박하며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노총 조합원 김모씨는 "민노총이 자신들의 일감을 늘리기 위해 일부러 태업하면서 업체를 압박해 우리를 현장에서 쫓아내려 했다"며 "다른 노조이거나 비조합원들의 생존권까지 짓밟는 민노총은 노동 현장에서의 갑질과 반노동적인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공사 측은 농성자들이 주장하는 '민노총의 횡포'에 대해 불가피한 부분도 있다는 입장이다. 현장 관계자는 "해체·정리 작업의 경우 한노총에도 어느 정도 분배할 계획이었는데, 수적으로 절대다수인 민노총이 파업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자신들 소속 인력과 장비 투입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노총 조합원 이모씨는 "민노총이 크레인과 레미콘, 펌프 등 건설 현장 내 장비와 인력을 대부분 장악한 상황에서 건설업체도 민노총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해당 현장뿐만 아니라 추후 다른 현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건설업체도 민노총에 일감을 몰아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노총 측 건설 노동자들은 공사장을 점거하고 민노총 소속 건설 노동자들의 현장 진입을 막았다. 이날 양측이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울산지역 민노총 관계자는 "우리는 밥그릇을 빼앗으려는 게 아니라 건설 현장 내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막고, 불합리한 임금 구조 개선 등 각종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최소한의 권리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노총 측이 점거한 타워크레인에는 난방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고공농성 장기화와 이에 따른 공기 지연도 우려된다. 시공사 측은 "양측 노조 간의 대화로 해결해야 할 상황이라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규모와 조직력에서 우월한 민노총을 무시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 존중 사회를 내세운 문재인 정권 출범 뒤 양대 노조의 갈등은 오히려 격화하는 양상이다. 조합원을 자기편으로 많이 끌어들이려 세력 싸움을 벌이기도 했고, 사업장에서도 밥그릇 문제로 사사건건 충돌했다. 대표적인 곳이 건설 현장이다. 지난달 순천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도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업체가 민노총 조합원들만 현장에 투입하고 자신들에게는 일을 주지 않는다며 타워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이날 벌어진 모습과 거의 똑같았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양 노조 조합원들끼리 충돌했다.

[양산=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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