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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삼의 시시콜콜] 만화가 된 26년 전 ‘무궁화꽃이…’, 현실 속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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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김진명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왼쪽)와 만화로 형식을 바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 새움 출판사 제공김진명(61)은 누군가에게는 꽤 불온한, 문제적 작가다.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어떤 논리로 이뤄졌는지 보여준 ‘몽유도원’, 혁명 혹은 사태였던 1979년 궁정동 얘기 ‘1026’, 대하역사소설 ‘고구려’, 그리고 최근 ‘직지’에 이르기까지 내놓는 책마다 화제를 일으켰고, 누군가는 늘상 불편해 했다. 더욱이 정식 등단 절차도 밟지 않은 이단아였기에 한국의 주류 문단과 평단은 외면했지만, 거의 모든 책이 100만 부 이상 팔릴 정도로 독자들은 열광하는 기이한 형태의 작품 활동의 연속이었다.

그 시작은 1993년 한 문제작으로부터였다. 한국에서 사는 30대 중반 이상이라면 모를 수 없는 장편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일본이 독도를 공격하고, 한국은 핵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한다. 일본이 독도를 먼저 침공하자 핵무기로 일본을 공격해서 항복을 받아낸다는 발상은 당시 좌우 진영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당시는 1991년 12월 한반도 비핵화를 골자로 하며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이었다. 핵을 개발해서 누군가를 공격한다는 것은 결코 환영받기 쉬운 논리가 아니었다. 그랬기에 군국주의를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역 군국주의를 조장한다, 대중의 얄팍한 국수주의적 정서에 기댄다는 혹평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역사 속에서도, 현실 속에서 여전히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낀 지냈던 약한 나라 국민의 답답함을 갖고 있던 대중은 ‘무궁화꽃…’을 통해 속이 뻥 뚫리는 듯한 후련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지금까지 무려 700만부 이상이 팔린 전무후무한 베스트셀러였으니 김진명의 문제성은 이렇게 또다른 팬덤과 맞닿아 있었다.

그렇게 조금씩 잊혀져가던 그의 장편소설이 26년이 흐른 2019년 만화의 형식으로 몸을 비틀어 다시 나타났다. 제목도 또다른 시의를 반영한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그림 백철/ 새움). 여러 의미를 곱씹게 한다. 지난 8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담긴 핵심 표현이다. 강제징용, 위안부 등 일제 강점기의 과거사 문제를 정리하며 겪는 진통 속에서 흔히 ‘기묘왜란’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일본과 갈등과 대립이 최고조로 치닫는 시기다. 일본의 초계기 위협 비행 사건, 대한 수출 규제 등 경제적 침략으로 인한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선언 등 강대 강 대결 국면은 누군가에게는 위태로워 보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자존심의 영역이었을 테다. 또한 미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안에 굴욕감을 느끼며 ‘자발적 반미’ 움직임까지 나타내는 점도 무관하지 않다. 최근 뉴욕, LA 등 미국 한인 사회에서 이 책을 통해 부는 ‘애국 독서 열풍’ 또한 최근 한국이 겪고 있는 냉엄한 현실과 밀접히 맞닿아 있다.소설가 김진명 - 소설이건, 만화건 내용은 너무도 극적이고 갈등의 지점 및 해법 또한 너무 단순한 귀결이지만, 함의하는 부분은 극단적 애국주의만으로 치부하기엔 복잡하거나 대단히 본질적이다. 바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최강대국 사이에 끼인 한반도가 취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다. 군사안보, 경제, 에너지 등 고려해야 할 지점들은 많다. 다만 26년만에 다시 조명되는 이 책을 통해 다자외교, 동북아 균형자론, 중립화통일방안 등 여러 과제에 대해 남녀노소를 떠나 깊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사회적 논의로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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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성관계 몰카 영상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씨(30)와 최종훈씨(29)가 각각 징역 6년, 징역 5년을 선고받은 후 눈물을 흘렸다.

(사진=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이데일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성수)는 29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와 최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유명 연예인과 그 친구들로 합동 준강간, 강제추행, 준강제추행이란 범죄를 저지르고 이를 지인들과의 카톡방에 공유하는 등 여성을 단순 성적 쾌락의 도구로 취급했다”라며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단순 호기심에 의한 장난으로 보기에는 죄질이 너무 심각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선고가 끝나고 최씨는 크게 오열하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정씨도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나갔다.

이들은 2016년 1월 강원 홍천, 2016년 3월 대구에서 여성을 만취시킨 뒤 집단 성폭행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특수준강간)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정씨는 빅뱅 전 멤버 승리 등이 포함된 단톡방에서 성관계 영상, 사진 등을 지인들에게 공유한 혐의도 있다.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피해자들이 더 불쌍하다”, “그동안 흘린 피해자들의 눈물은?”, “너네가 한 짓을 생각해봐”라며 오히려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또 지난 4월 18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재구성한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이 재조명되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단톡방에서 누군가가 “일요일에 준영이 형 팬 사인회 같이 가실 분”이라는 내용을 올렸다. 이에 정씨는 멤버들에게 “우리 이번에 원정이다. 알찬 1박2일을 보내자”고 했다. 이후 클럽에서 찍은 불법 촬영물이 올라왔다. 정씨는 지난 3월 20일 일요일 한 백화점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SBS funE 보도에 따르면 피해 여성 A씨는 정준영 팬 사인회 하루 전 한 술집에서 정씨, 최씨 등 5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A씨는 “너무 취해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끌려가다시피 호텔로 따라 들어갔다. 다음날 눈을 떴는데 제가 나체로 있었고, 최종훈이 옆에 누워 있었다. 남자들이 ‘속옷 찾아봐라’ ‘성관계를 갖자’고 하는데 수치심을 느꼈다. 그래서 도망치듯이 호텔을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A씨는 단톡방 사건의 공익 신고자인 방정현 변호사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고, 사건이 발생한 날짜, 장소 등을 특정해 문의했다. 그 결과 당시 상황이 녹음된 음성파일 1개와 사진 6장이 단톡방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톡방에서는 정씨와 최씨 등이 A씨를 집단 성폭행했을 것으로 의심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항소 여부도 관심이 집중된다. 검찰과 피고인 측은 일주일 내 항소할 수 있다.

김소정 (toyst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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